한드

[리뷰]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 결말 해석 줄거리

태르하 2021. 6. 14. 20:51
반응형





  아빠는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 그냥 나를 떠난 것뿐이었단 걸 알게 되자 목표가 생겼어요.
복수해야겠다.
내 19년 인생 최초의 목표였죠.  












mbc 목표가 생겼다


4부작
방영 : 2021.05.19 - 2021.05.27
출연 : 김환희, 류수영, 이영진, 김도훈, 이진희
작가 : 류솔아
감독 : 심소연








<줄거리>



19살. 학폭피해자. 자퇴생. 소매치기. 가출청소년.


하나만 있어도 인생 파란만장할 것 같은 수식어를 여러 개나 보유한 주인공 이소현(김환희). 심한 알콜중독인 엄마 김유미(이영진)와 살던 이소현은 지긋지긋한 집을 나와 소매치기로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는 목표가 있다. 바로 자신을 버리고 엄마와 둘이 불행하게 살게 한 아빠 이재영(류수영)에게 복수하는 것.










이소현은 엄마에게 듣기로 자신이 아주 어릴 때 아빠가 죽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집 앞에서 엄마와 만나는 이재영을 목격하고 이재영이 자신의 아빠이며 아빠가 살아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그는 아빠에게 복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자신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 데다가 딸의 얼굴조차 못 알아보는 아빠라니 괘씸하지 않은가. 그래서 그는 소매치기 일을 접고 아빠의 치킨집에 배달 알바로 위장 취업한다.










남의 핸드폰을 소매치기해 팔아먹으며 살던 이소현은 아빠에게 복수하기 위해 누구보다 착실하게 오토바이 면허증을 따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노동한다. 목적을 숨기고 아빠와 동네 사람들에게 접근한 것이지만 그는 어느새 사람들과 친해지고 가끔은 즐거움도 느끼게 된다.






※여기부터 스포주의※








하지만 이소현은 자신을 버려놓고 연애도 하면서 혼자 인생 행복하게 사는 아빠를 참을 수 없어 복수를 계속한다. 아빠를 행복하게 하는 아빠의 애인 복희씨(이진희)를 죽이기로 한다.









그는 대담하게 살해 계획을 실행한다. 차로 복희씨를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우고 번개탄을 피워놓고 떠난다. 그런데 목표를 이룬 그 순간, 그는 이재영의 전화를 받는다. 나는 네 아빠가 아니라는 전화를.








<후기>


과거를 회상하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는데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하고 몰입감을 높여줬다. 세련된 연출과 감각적인 음악도 주목할 만하고 엔딩맛집으로 불릴 만한 센스 있는 엔딩도 눈에 띈다.








소재가 복수지만 포스터와 줄거리를 보고 가벼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이 예상보다 화끈하고 막 나가서 재미있다. 주인공이 싸늘하게 복수를 다짐하는데 하는 행동은 어린애 같을 때가 있어서 안쓰럽게 느껴졌다. 어린애 같다가 갑자기 무서워지고 무섭다가도 애라는 게 티 나는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김환희 배우는 영화 곡성으로 유명한데 나는 그 영화를 안 봐서 여기에서 김환희 배우가 연기하는 걸 처음 봤다. 위험하고 냉소적이면서도 외롭고 순수한 이소현을 과하지 않게 설득력 있게 표현해서 드라마에 제대로 몰입할 수 있었다.










장물어미 최희진 역의 김이경 배우도 빛났다. 최희진과 이소현 두 사람의 파트너인듯 친구인듯 한 케미가 좋다. 돈 계산 철저한 사이지만 서로 조언 구하고 은근히 챙겨주는 게 보기 흐뭇하다. 주인공이 사람들에게 본심을 숨긴 캐릭터인데, 최희진은 주인공이 솔직할 수 있는 유일한 지인이어서 둘이 함께 있을 때가 드라마에서 제일 편안한 시간이었다.











딸 이소현과 엄마 김유미가 화해하는 전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는 이소현이 김유미를 용서하지 않고 각자 갈 길 가는 걸 보여준다. 주인공이 상처를 극복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이제 과거의 불행이 상관없다는 것은 주인공이 과거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는 걸 보여준다.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필이면 불행한 삶을 살게 되어서 너무 불행하다고.
앞으로도 그렇겠죠.
어쩌면 불행은 계속해서 내 삶으로 밀려들 거예요.
아직 변한 건 없으니까.
근데 이제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가끔은 밀려오는 불행들 사이사이로 아주 가끔은 행복도 같이 스며들지도 모르겠다 뭐 그런 생각이요.
그냥 그렇다고요.  






  아직도 엄마 아빠가 소현씨의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해요?

이제 그런 건 상관없어요.
  





저 목표가 생겼어요.
그 순간이 어떻든 나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그런 새로운 목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