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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이데몬 전생 해석 천주교 박해

태르하 2024. 1. 2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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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이 데몬


드라마 마이 데몬 전생 서사가 12회 15화에서 밝혀졌다. 주인공은 기생 월심, 남주는 양반도령 서이선이었다.







줄거리 요약


마이데몬 줄거리


월심은 기생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천대받았고, 자유를 갈망하나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신분으로 차별하는 세상을 비관하여 자살하려 한다.











마이데몬 월심
다음 생에는 천대와 조롱에 파괴되지 않기를.
나 자신다운 모습으로 살 수 있기를.









그렇게 죽기 전 마지막으로 검무를 추던 월심은 뜻밖에 남주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은 천주교를 접하고 차별이 없는 평등한 새로운 세상을 꿈꾸지만, 천주교 박해로 결국 사망한다.






이 전생 서사가 조선 후기 사회상을 반영한 내용이라 흥미로워서 한국사를 바탕으로 분석해본다.









마이데몬 스틸


마이데몬 My Demon

등장인물 : 김유정 (도도희), 송강 (정구원), 김해숙 (주천숙) , 이상이 (주석훈)

몇부작 : 16화

작가 : 최아일

감독 : 김장한, 권다솜









마이데몬 속 천주교 박해


마이데몬 전생


마이데몬 전생 사건은 조선 최초의 천주교박해인 신해박해다.









마이데몬 도도희

신해박해는 조선 후기 1791년 정조 때 발생했다. 진산사건이 원인이 돼 신해박해가 일어났는데, 진산사건은 천주교 신자였던 윤지충이 모친상을 당했는데 사촌 권상연과 함께 어머니의 신주를 소각해버리고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치른 사건이다.




신주는 제사 때 쓰는 나무 위패인데, 나무 태운 게 왜 문제냐면 신주는 그냥 그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제사 때 위패에 대고 절하는 이유가 ㄹㅇ 위패를 죽은 당사자라고 생각해서다. 즉, 어머니의 신주를 태운 건 어머니를 태운 거다. 조선인들에게 천인공노할 사건이었던 것이다.
 









내가 신해박해라고 확신하는 근거가 바로 이 장면이다. 
 

좌의정 채제공


웬 할아버지가 천학(서학)의 악행을 고발하는 편지를 쓰고 좌의정 할아버지가 그걸 받는다. 편지 쓴 할아버지가 진산사건 처벌에 앞장섰던 홍낙안이고, 편지 받은 할아버지가 정조 때 좌의정 채제공이다.

 









홍낙안


홍낙안이 진산사건의 강력처벌을 주장하는 편지를 채제공한테 썼고 그게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다. 실제 편지는 엄청 긴데 그걸 잘라서 드라마 대사로 만든 거다.



초반 대사가 '모친상을 당한 아들이 모친의 제사를 폐하고 신주를 불태워 땅에 묻는 패악을 저질렀다'라고 나온다. 이건 백프로 진산사건을 뜻하는 거고 따라서 드라마 배경이 신해박해라는 걸 확신할 수 있다.

 
 








드라마 대사와 실제 홍낙안의 편지를 비교해봤다. 실제 편지는 훨씬 긴데 드라마에 나온 부분으로 내가 좀 잘랐다.



마이데몬 대사


<마이데몬 대사>
 
모친상을 당한 아들이 모친의 제사를 폐하고 신주를 불태워 땅에 묻는 패악을 저지른 사건이 있었으니 이는 천학이라는 가증스러운 도를 좇는 짐승 같은 무뢰배들의 소행이요, 이들은 육회라 하여 서로의 집에서 돌아가며 집합해 남녀가 한방에 모여들어 불손한 믿음을 전파하고 하물며 기생집에까지 모여들었다고 하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입니까.

지금껏 그들을 처단하지 않았기에 이런 극악한 짓이 발생했으니 이대로라면 삼강오륜이 있어야 할 4천년간 지켜온 예의의 땅이 금수와 무뢰배의 수중에 들어가게 될 것이요, 이를 막기 위해 우리는 천학을 믿는 자들의 머리를 베어 거리에 매달아 교훈을 주고 그들의 집에 못질을 하여 폐쇄시킨 후 그 마을은 불태워야 마땅합니다.
 






<홍낙안이 채제공에게 보낸 편지 - 정조실록>
 
윤지충의 무리들은 감히 제사를 폐지하는 것도 모자라 초상을 당하더라도 혼백을 세우지 않고 부모가 죽어도 조문을 받지 않으며, 심지어는 그 조상의 신주를 불태우기까지 합니다. ‘남의 신주를 손상시킨 자는 그 죄가 살인과 같다.’고 하였는데, 더구나 제 손으로 그 조상의 신주를 태워버렸으니, 이는 부모를 죽인 것과 같습니다.

이런 것을 분명히 처벌하지 않는다면 삼강 오륜은 다시는 찾을 길이 없고 4백 년 동안 예의를 지켜 온 우리 나라가 장차 침몰해서 짐승과 오랑캐의 구역이 되고 말 것입니다. 마땅히 큰 길거리에 목을 매달아 놓고 적의 무리를 호령하며 그 집터를 파서 못을 만들고 그 고을을 혁파하기를 마치 역적을 다스리는 법처럼 한 뒤에야 이단을 믿는 자들이 조금이나마 목을 움추릴 줄 알게 될 것입니다.
 



 






마이데몬 과거 서사


드라마 배경이 신해박해라는 걸 알면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 둘이 천주교를 처음 접하는 장면에서 남주가 주인공한테 자기가 끝내주는 걸 찾았다며 서학 책을 보여준다. 이 시기는 천주교가 조선에서 종교로 퍼지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라서 둘이 아예 처음 보는 신문물을 접하듯 행동하는 거다.









마이데몬 김유정


또한 신해박해가 최초의 박해라 이전엔 박해가 일어난 적 없어서 둘이 서학의 위험성을 모르기 때문에 대놓고 서학모임에 다니는 거다.










드라마 마이데몬


그런데 신해박해는 처벌이 심하지 않고 온건한 박해였다. 당시 천주교를 믿는 건 대부분 남인이고 윤지충도 남인이었는데, 정조가 남인을 자기 세력으로 중용했기 때문에 일을 크게 키우지 않았다. 그래서 윤지충과 권상연 둘만 처형했다.




근데 일반백성을 어떻게 했는지까지는 내가 정확히 몰라서, 월심이가 처형당한 내용이 역사 고증에 맞는지 틀린지는 잘 모르겠다. 드라마라 극적으로 만들려고 다른 박해랑 섞은 것일 수 있다.









출처 (주)어썸이엔티


월심이가 검무를 추는 기생인 것도 전생 배경이 정조 때라는 추측을 뒷받침한다.



검무는 조선 후기에 유행했다. 특히 정조 때는 궁중행사에서도 검무를 췄다고 한다. 또한 선월재단에 걸려있는 그림이 신윤복의 '쌍검대무'인데, 신윤복은 정조 때 인물이다.









참고로 작중 남주의 나이가 200살이라고 언급되는데, 1791년이 233년 전이니 나이대가 맞다. 사망 당시 약 20살이었다고 치면 현재는 약 250살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드라마에 노론이 천주교를 구실로 우리를 공격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따라서 남주 집안은 남인일 확률이 높다.

(이것도 다른 박해랑 섞은 거임. 노론이 정치적으로 남인을 공격하기 위해 천주교박해를 일으킨 건 신유박해부터다. 신해박해는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순수한 종교박해임.)
 








도도희


그나저나 도도희는 현생에서나 전생에서나 항상 남주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희생하고 죽기를 택해왔다. 전생부터 시작된 미친 희생정신이다.




1. 전생에서 십자가 목걸이 준 사람을 불면 살 수 있는데도 끝까지 남주 숨겨주고 죽음을 택했다.

2. 1화 현생 첫만남에서 물에 빠졌을 때 혼자 헤엄쳐 나가면 살 수 있는데도 남주 살리려다가 물속에서 정신을 잃었다.

3. 10화에서 타투를 가진 자신이 죽지 않으면 남주가 죽는다는 사실을 안 후, 자신이 대신 죽겠다고 결심하고 주유소에서 유서를 남겼다.

4. 15화에서 노석민이 둘을 향해 총을 겨누자 남주를 감싸고 자신이 총에 맞는다.







마이데몬 결말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